한국의 대중국 상위 품목을 시대별로 비교해보면 최근 중국향 수출 경쟁력 후퇴 원인을 짐작해볼 수 있다. 1992년 한-중 수교가 이뤄진 이후 한국은 중국에 철강 제품 및 섬유제품 등 저위 및 중저위기술 품목을 수출했다. 중국으로부터는 식물성 물질(사료), 원유 등 원자재를 주로 수입하는 ‘산업 간’ 무역이 이뤄졌다. 즉, 비교우위에 기반한 전통적 무역 형태를 띠었다.
2001년 중국의 WTO 가입 이후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하기 시작한다. 중국의 경제 개혁 및 개방 가속화 속에 성장세가 확대되면서 자동차, 화학, 정유, 철강, 조선, 기계 등 중화학 품목 수출이 늘기 시작했다. 여전히 한국이 해당 산업에 대한 비교우위를 기반으로 ‘산업 간’ 무역이 계속됐다.
2010년대 들어서 변화 양상이 관찰된다. 2011년 한국의 대중국 수출 상위 품목으로 디스플레이,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등 IT 품목이 늘기 시작한다. 동시에 대중국 수입 상위 품목에서도 IT 관련 부문이 동시에 늘었다. 즉, 비교우위에 기반을 둔 산업 간 무역이 아닌 글로벌 분업화가 나타나는 산업 내 무역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2021년에도 대중국 수출 중 대부분이 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 반도체 장비,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등 IT 수출 비중이 확대됐다.
대신 2000년대 주력 수출 품목이었던 자동차, 철강, 기계, 조선 등 중화학 품목은 대거 비중이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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