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uly 2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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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 코픽스(COFIX)금리란?

2007년 즈음 증권사의 CMA가 월급통장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급여 생활자라면 누구라도 수시입출금 및 자동이체가 가능한 은행계좌의 장점과 증권투자를 손쉽게 할 수 있는 증권계좌의 장점을 두루 갖춘 CMA에 눈길이 갈 만했다. 여기다 당시 연 5% 이상의 금리까지 받을 수 있었으니 금상첨화였다. 그런데 이러한 CMA의 인기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서민들의 어깨를 무겁게 만들었다. 도대체 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CMA가, 그것도 금리도 높고 금융거래의 편의성까지 제공하는 효자상품 CMA가 아무 상관도 없을 것 같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자에게 어떤 부담을 주었다는 걸까?

우선, 증권사의 CMA가 인기를 끌자 그동안 급여통장으로 쓰던 은행의 보통예금에서 돈들이 빠져나가 CMA로 몰리기 시작했다. 2007년 상반기에는 무려 6조 원의 자금이 은행에서 이탈하여 CMA로 몰렸다.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은행은 고객으로부터 예금 받은 돈을 다시 대출해서 돈 버는 회사다. 그런데 대출을 해줄 재원이 이렇게 빠져나가니 다른 방책을 세워야만 했을 것이다. 결국, 은행은 기존에 예금으로 충당하던 대출 재원을 CD(양도성예금증서) 발행으로 충당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이유로 은행들의 CD 발행이 크게 늘었다. 금융시장에서 CD 공급이 늘어난 것이다. 경제의 기본법칙인 수요・공급의 법칙을 생각해 보자. 당연히 공급이 늘면 가격이 내려간다. 자! 가격이 내려가면 어떻게 될까? ‘채권가격과 금리는 반비례한다’. 금융의 기본원리 중의 하나다. CD도 이와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다시 말해 CD의 가격이 내려가면 CD금리는 올라가게 된다. 당시 자료를 보면, 2007년 8월 31일 기준 3개월 만기 CD금리가 무려 연 5.29%까지 상승한 것도 이런 연유 때문이다.

이렇듯 CD금리가 오르니 주택담보대출금리도 따라 올랐다. 당시에는 주택담보대출금리가 ‘CD금리+알파’ 즉, CD금리에 연동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결과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서민들이라면 매달 빠져 나가는 이자 부담이 커져서 허리가 휜다. 그래서 증권사의 CMA 상품의 호황이 은행에서 돈을 빌린 주택담보대출자의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렇듯 경제의 현상은 언뜻 봐서는 별 상관없어 보이는 것도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주택담보대출금리 코픽스 COFIX
주택담보대출금리 코픽스 COFIX

그래서, 코픽스(COFIX)금리가 뭐냐고?

앞서 언급했듯이 예전에는 주택담보대출금리가 CD금리에 연동되어 정해졌다. 그런데 2007년에서 2008년 사이, 주택담보대출자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했던 CD금리는 사람들로부터 비난의 화살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 ‘은행의 자금조달방식이 CD 발행만 있는 게 아닌데 이게 왜 기준금리가 되어야 하는가’하고 말이다. 그래서 주택담보대출금리를 정할 때보다 다양한 은행의 자금 조달방식을 고려하여 기준금리를 만들자는 논의가 시작된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코픽스금리다

코픽스(COFIX)란 ‘Cost Of Fund Index’의 이니셜을 따서 만들었다. 2010년 2월부터 도입되어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사용되고 있다. 코픽스금리는 은행연합회가 8개의 시중은행으로부터 매달 한 번씩 다양한 자금조달비용을 취합하여 산출해 낸다. 여기에는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CD, 환매조건부채권, 표지어음, 금융채 등 해당 은행이 자금조달을 위한 실로 다양한 금융상품의 금리가 포함되는 것이다. 이렇게 산출된 코픽스금리를 기준금리로 하여 은행은 여기다 대출자의 신용도를 반영한 가산금리(위험프리미엄)을 더해서 주택담보대출금리를 산정하는 것이다. 어떤가! CD금리 하나에 의존하는 것보다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만약 다른 금융상품의 시중금리는 떨어지는데 유독 CD 시장만 왜곡되어 금리가 올라간다면 대출자로서는 높은 이자 부담이 억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코픽스금리의 경우 떨어지는 다른 금융상품의 금리가 반영되기 때문에 이러한 억울함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금리란 거시경제적 변수로서 우리 생활가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환매조건부채권이나 표지어음, 금융채가 시장에서 사고팔리며 움직이는 금리가 결국은 돌고 돌아서 우리의 대출이자에 영향을 미치고, 우리의 주머니 사정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더욱더 나아가 우리가 무엇을 먹고, 어떤 차를 타고, 어떻게 레저를 즐기냐 하는 우리의 소비패턴까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금리는 항상 우리 곁에 숨 쉬고 있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활하는 한 이를 외면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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