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y 2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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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캐리 자금이란? 엔캐리 트레이드이란?

2016년 1월에도 속을 썩였지만 2007년 초순에도 잘 나가던 상하이 증시가 갑작스레 폭락하면서 세계 증시에 큰 파장을 끼친 적이 있었다. 당시 우리나라 증시도 코스피지수 1,450선을 달리며 순항을 하다가 며칠 사이 100포인트 이상 빠져버렸다. 그 당시에 시장에서는 이게 다 일본 때문이라는 말이 나왔었다. 아니, 상하이 증시가 폭락해서 세계증시가 충격을 받았는데 애꿏은 일본 탓은 왜 했을까? 그야말로 종로엣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하는 것 아닌가? 그야말로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거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상하이 증시가 폭락한 가장 직접적인 이유가 바로 엔캐리(Yen-Carry) 자금 때문이라는 게 당시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그럼 엔캐리 자금이란 무엇인가? 이자가 싼 일본에서 빌려다 다른 나라의 수익률이 높은 사업이나 투자처에 투자하는 돈을 말한다. 참고로 이와 같은 행위를 엔캐리트레이드(Yen-Carry Trade)라고 한다. 일본의 금리는 다른 나라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낮다. 지금은 마이너스(-) 금리까지 갔지만 당시에도 금리는 연 0.25% 수준으로 엄청나게 낮았다. 따라서 일본으로부터 싼 이자로 돈을 빌려다가 중국이나 인도 등 이머징 마켓에 투자하려는 세력들이 많이 생겨났다. 비단 투자자들만이 그런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기업도 설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연스레 금리가 낮은 일본 엔화 자금을 많이 빌렸다. 일본 국민 역시 너무나도 낮은 자국의 금리에 환멸을 느꼈다.

엔캐리 트레이드
엔캐리 트레이드

일본에는 우스갯소리로 ‘전철을 타고 가야 하는 우체국에는 예금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일본사람들은 그나마 이자가 높고 안전하므로 우체국 예금을 많이 한다. 그런데 이것 역시 워낙 이자가 적어지다 보니 전철을 타고 왔다 갔다 하면서 예금을 하면 결국은 전철 비용이 이자보다 훨씬 많이 나온다는 데서 나온 그들의 자조 섞인 농담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예금할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 역시 재테크에 대한 니즈(needs)는 있다. 그래서 적지 않은 일본사람들이 예금을 찾아서 해외 펀드에 투자했다. 이런저런 사연으로 인해 엔캐리 자금은 늘어만 갔다.

우선 낮은 금리를 활용하기 위해 일본에서 돈을 빌리면 일단 엔화로 돈을 빌리게 된다. 하지만 이를 가지고 외국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우선은 달러 그리고 나서 각국의 통화로 바꿔야 한다. 다시 말해 그동안 일본은 낮은 금리로 조달한 엔화들이 외환시장에 마구 쏟아진 것이다. 엔화를 팔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늘어 날수록 엔화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환율이든 물가든 계속 한 방향으로 가는 것은 불안한 일이다. 따라서 일본정부는 정책금리를 올려서 이러한 현상을 막고자 했다.

당시 신문을 보면 일본이 7개월 만에 또 금리인상을 했다는 기사가 있다. 2007년 2월 21일 자로 일본은행이 연 0.25%에서 0.5%로 기준금리를 올린 것이다. 물론, 이유는 엔캐리 자금으로 계속되는 엔화약세를 막아보겠다는 의도였다. 여기다 한술 더 떠서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더 있을 것이라고 발표를 했다.물론, 당시 엔캐리 자금의 상당 부분이 중국 등 이머징 마켓의 증시에 몰렸을 거라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런데 일본의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금리 또한 인상하다 보니 엔캐리 자금을 이용해 중국 증시 등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바짝 긴장한 것이다.

왜냐하면, 일본의 금리가 계속해서 인상되면 일본엔화의 가치를 상승시킬 것이고(일본금리상승 → 엔・달러 환율인하) 이는 나중에 빌린 엔화를 갚기 위해 마련해야 하는 달러나 자국통화의 금액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리인상 자체만으로도 엔화 대출 이자가 올라갈 테니 엔캐리 자금을 빌린 투자자는 이중으로 부담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2007년 초에는 일본 경기가 확연한 회복세까지 보였다. 이 역시 엔화가치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나라 경제가 부강해지면 그 나라 화폐가치도 따라 올라가게 마련이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엔캐리 자금을 빌려서 투자한 자금은 가급적 회수해서 갚는 게 더 이롭다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2007년 초순 있었던 상하이 지수 폭락은 이러한 엔캐리 자금의 역전현상에 대비한 투자자금의 손절매 물량이 촉매작용을 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실제로 2007년 2월 28일에만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와 비교한 엔화 가치는 2% 이상 상승했다. 그러니 당시 상하이 증시 급락의 원인을 일본에서 찾는다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닌 듯싶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란 말이 있다. 미국의 기상학제 에드워드 로렌츠(E. Lorentz)가 1961년 기상관측을 하다가 생각해낸 것으로 북경 나비의 자그마한 날갯짓이 뉴욕에서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연 0.25% 포인트의 금리인상은 일본 국민에게는 간에 기별도 안가는 금리인상정책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마어마한 자금을 엔캐리 자금으로 빌려서 투자하는 투자자들에게는 분명히 위협효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며 이 때문에 일어났던 상하이 증시 투매현상이 전반적인 불안심리를 자극해 세계증시가 폭락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러니 일본을 탓할 만도 하다.

이처럼 세계경제가 점점 단일화하면서 기존의 금융현상들이 얽히고 설켜서 더 많은 변수로 증폭이 되는 게 오늘날 금융시장의 추세다. 이제 제2, 제3의 나비효과가 미국에서 아니면 중국에서,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지 정말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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