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October 1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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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와 자산가격의 관계

금리자산가격과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다시 말해 언제 부동산, 채권, 주식 등과 같은 자산에 투자해야 할지 고민이라면 금리가 꼭지일 때 투자하면 된다는 의미다. 금리가 꼭지일 때 자산가격이 바닥이 되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때를 생각해보자. 당시 금리가 연 20%를 넘었다. 그리고 지금의 금리는 고작 연 1%대이다. 그때 집값이 어땟으며 주가가 어떠했는가를 지금과 비교해서 잠깐만 생각해본다면, 그 이치를 쉽게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친김에 금리와 관련된 자산가격 변화의 속성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약간은 긴 호흡을 가지고 변화하는 자산가격을 잘 살펴보라.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항상 똑같은 패턴으로 반복하고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가격상승 → 거품 발생 → 거품 붕괴 → 휴지기 → 가격상승 → 거품붕괴…’의 패턴을 거듭하고 있다.

금리와 자산가격 관계
금리와 자산가격 관계

당장 우리나라의 상황만 보더라도 외환위기로 1998년 6월 중 270선까지 빠졌던 코스피지수는 인터넷 벤처붐으로 치솟아 1999년 12월에는 코스피지수 1,000을 돌파했다. 당시 인터넷이라는 신기술로 영원히 불황이 없는 ‘신경제’가 도래했다고 사람들은 호들갑을 떨었고 ‘닷컴’이나 ‘인터넷’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는 회사라면 앞뒤 따지지 않고 투자를 했었다. 하지만 인터넷 벤처붐은 갑작스레 꺼졌고 주가는 폭락하여 2001년 9월에는 급기여 460선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주가는 다시 상승하여 2007년 10월에는 2,000선을 돌파하기에 이른다. 그 후 다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8년 10월에는 최저 890선까지 빠지게 되었지만 말이다. 물론, 주가는 다시 상승했다. 2015년 바이오, 화장품, 제약 업종이 기염을 토하면서 주가는 다시금 상승해 그해 4월 2,150선을 넘어섰다. 하지만 2016년 연초부터 중국 경기침체, 미국 금리인상, 북한발 악재 등이 겹쳐 코스피지수는 다시금 1,800대로 하락을 하게 되었다. 비단 주식만 그런 것이 아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외환위기 때 폭락을 했던 집값은 2003년부터 폭등을 한다. 그러다 2006년 검단신도시 열풍을 기점으로 주택시장이 다시 하락하지 않았던가! 이러한 자산가격의 변화패턴은 쉽게 달아오르다 쉽게 식어버리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냄비근성 때문이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는 그야말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패턴이다.

반복되는 버블형성과 붕괴의 역사를 재미있게 다룬 ‘에드워드 챈슬러’의 <금융투기의 역사>라는 책에서도 나오듯이, 고작 식물에 지나지 않는 튤립에 목숨을 걸었던 17세기 네덜란드 튤립투기나 1720년대 대서양 무역 독점권을 가지고 있었던 회사인 영국의 사우스 시(South Sea)의 몰락이 이를 잘 설명해 준다. 사우스 시의 주식에 투자하여 버블과 폭락을 맛봤던 이들 중에 우리가 잘 아는 물리학자 뉴턴도 있었다. 그는 전 재산을 다 날리고 런던을 떠나면서 “나는 천체의 움직임을 계산할 수는 있지만, 인간의 광기는 계산할 수 없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로부터 100년 후인 1840년대 미국의 철도버블 역시 너무나도 똑같이 이러한 양상을 보였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자본시장에서는 그대로 적용된다. 자동차와 라디오라는 획기적인 신기술의 발명으로 주가폭등의 불을 지폈던 미국의 광란의 20년대(roaring twenties)가 결국은 몰락했고 이는 곧 대공황으로 이어졌다. 당시 미국인들은 자동차와 라디오로 세계는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져 영원히 번영할 것이라는 환상에 빠졌고 엄청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했었다. 조심성 많고 알뜰하다고 소문난 일본인들도 이 패턴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1980년대 일본의 버블경제와 뒤이은 잃어버린 20년이 이를 잘 말해준다. 결코, 우리나라만이 냄비근성이 있어 자본시장이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자본시장은 언제나 희망과 기대감을 바탕으로 가격이 상승하다가 그 수위가 한계치에 올라 근거 없는 낙관으로 변하면서 거품으로 발전한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밑도 끝도 없이 믿었던 낙관론이 사실은 그다지 근거가 없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붕괴의 파국을 맞이하는 것이다. 하지만 다시금 성장과 기대감으로 인해 자산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역사를 반복해 왔다. 그럼 왜 이러한 반복을 계속해 온 것일까? 그렇게 당해 놓고도 왜 다시 가격상승과 거품발생 그리고 거품붕괴의 패턴을 반복하는 것일까? 물론, 앞의 설명에서 눈치를 챘겠지만 사람들의 탐욕과 공포에 그 원인이 있다. 따라서 반복의 속성을 이해하고 이를 잘 활용한다면 우리는 거품붕괴의 피해자가 아닌 붕괴 후 성장과 상승의 주역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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