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교역 증가에 따라 글로벌 LNG 인프라 투자 역시 동반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의 2021년 LNG 액화 설비 용량은 78MMtpa(명목 기준, EIA 집계)로 2022년 말까지 14% 증가한 90MMtpa를 돌파해 2024년에는 최대 수출 용량 기준으로 약 125MMtpa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LNG 최대 수출 국인 호주와 카타르의 액화 설비 용량을 초과하는 규모다.
재기화 터미널만 놓고 봤을 때는 글로벌 총 용량 기준 2021년 1,030MMtpa에 서 2025년 1,300MMtpa로 약 26% 증가가 예상된다. 최근 LNG 수입을 확대하고 있는 유럽의 경우 2025년까지 각각 17% 증설해 약 230MMtpa 규모의 재기화 설비를 갖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미국은 proposed 기준 재기화 설비 용량이 0.051MMtpa에 불과). 2025년 건설 중이거나 계획 단계의 프로젝트는 2021년 대비 약 30MMtpa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재기화 터미널 인프라는 유럽 국가 중 독일의 발빠른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독일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송량은 전체 가스 물량의 50%를 넘어설 정도로 유럽 국가 중 의존도가 가장 높다. 당장 수입 감축을 이행할 경우 가스 확보에 투입되는 비용 증가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는 부담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 정부는 LNG 수입 터미널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월 말 독일 북서쪽 Brunsbuettel, Wilhelmshaven 지역 재기화 터미널 프로젝트에 대한 정책 지원을 공식적으로 발표했고 2025년 전후로 계획했던 LNG 수입 시작 시점을 앞당기고 있다. Wilhelmshaven 지역은 기존 FSRU(Floating, Storage, Re-gasification Unit)로 제안됐으나 2021년 취소 후 암모니아 터미널로 전용이 계획됐던 프로젝트이며 Brunsbuetteldms 지역은 2022년 말 가동을 목표로 추진하다 개발이 중단된 프로젝트다. 조기 상업 가동 개시 기대가 높은 이유다.
Brunsbuttel 지역 재기화 프로젝트의 경우 5.8MMtpa 규모 육상 터미널로 KfW(독일재건은행)이 지분 50%를 보유하고 RWE(독일 에너지 기업) 및 Gasunie(네덜란드 가스 기업)가 개발 및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민간 개발사의 Holdco Financing 참여나 프로젝트 PF 대출의 우선적인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정부의 스탠스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유럽 LNG 인프라 투자 환경 변화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2018년부터 유럽 내 재기화 터미널 건설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면서 수년간 프로젝트 제안이 있었으나 독일 정부의 규제, 민간 금융기관 관심 부족 등 탓에 2020년까지 논의된 프로젝트는 3건에 불과했다.
독일이 LNG 수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대륙 내 국가들의 LNG 인프라 투자에 대한 관심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독일과 가스 수송 시스템 통합 및 연계가 높은 체코나 크로아티아 내 재기화 설비를 통해 LNG를 유입하고 있는 헝가 리 등 내륙 국가들도 올해부터 재기화 터미널 지분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독일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과 EU 국가들의 협조 등으로 유럽 내 가스 인프라 건설이 확대되고 그 속도도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Gas Bridge의 중요성과 에너지 안보 수요가 천연가스 시장 및 LNG 교역 확대를 재조명하고 있다. 2010년대 중후반 다수의 미국 LNG 액화 터미널 프로젝트들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장기 계약, 도착지 제한 등 전통적인 LNG 도입 계약 조건의 경직성이 유연화되기 시작했다. 최근 유럽 LNG 수입의 구조적 증가는 이와 같은 흐름을 다시 이전의 형태로 되돌릴 가능성이 있다. LNG 프로젝트에 대한 인프라 투자자의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