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y 2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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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밸류체인의 새로운 변화: 자원 중심의 민족주의화(Resource Nationalism)

글로벌 밸류체인은 단일적으로 이뤄지는 공급망 구축이 아닌 이제는 각국 또는 각 지역별로 이익에 따라 움직인다. 밸류체인이 분열화되고 블록화되면서 자원은 무기가 된다. 핵심 자원들을 소유한 국가는 자국에 우방국에게 유리하게 자원을 공급할 수 있다. 또는 자국이 우선 소비를 할 수 있게끔 수출을 중단할 수도 있다.

글로벌 공급망 하에서는 소수의 생산기지로 비교적 원활하게 자원이 이동했겠으나 지역 공급망, 우방 공급망이 구축되며 해당 밸류체인에 속하지 않는 국가는 자원을 조달하는 데 난항이 예상된다.

과거에도 공급망 충격이 발생했을 당시의 일부 자원국가의 자국우선주의 행보가 일어났었다. 최근 일어난 공급망 충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였다. 우크라이나는 자국의 식량 확보를 위해 일부 곡물을 중심으로 수출을 중단한 바 있다. 다소 진정되나 지난 3월부로 주요 농산물에 대해 수출 허가제를 도입했다. 인도네시아도 치솟는 식량물가 속에 자국의 식용유의 원활한 공급과 가격 안정을 위해 지난 4월 팜유의 무기한 수출 중단 선언이 있었다. 이는 비단 전쟁으로 발생한 식품 공급 차질이지만 향후 자국과 우방국 중심의 공급망 재구축 흐름에서 식량을 넘어 희토류와 금속, 주요 부품 등으로 자원민족주의가 확대될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

중국의 아프리카 친목

자원민족주의에 대응한 중국의 행보를 살펴보자. 중국을 일대일로부터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중시한다. 가장 큰 목적으로는 소비 시장 확보가 있겠지마 이외의 저의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을 아프리카에 대한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의 풍부한 자원을 확보하고자 한다. 이외에도 친중국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아프리카에 제조, 건설, 인프라, 광업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하나의 우방국으로 포섭하려는 시도이다. 2003년의 7,500만달러로 1억달러로 미치지 못했던 중국의 대아프리카 투자금액이 2020년에는 42억달러까지 증가했다.

중국의 산업별 대아프리카 투자 비중
중국의 산업별 대아프리카 투자 비중

산업별로는 건설업, 채광업, 제조업 순으로 투자가 많이 이뤄졌다. 누적 투자액 기준 각각 152억달러, 89억달러, 61억달러를 투입했다. 중국은 아프리카에 있는 여러 국가에 고루 접근하고 있으나 그 중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콩고민주공화국에 비교적 집중하는 양상이다.

중국의 국가별 대아프리카 투자 비중
중국의 국가별 대아프리카 투자 비중

중국은 아프리카에 차관을 제공해주고 국가 기반 인프라를 건설해주고 있다. 교통과 주택, 병원, 학교 등 해당되는 인프라는 다양하다. 이에 대한 대가로 자원개발권을 받거나 석유, 광물 등의 원자재를 직접 공급받고 있다. 중국은 자국 입맛에 맞게 원자재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입장을 보면 자국 산업기반을 우려하는 입장도 공존하지만 대체적으로 중국이 아프리카의 개발 이해관계와 맞아 긍정적인 여론이 형성됐다.

이외에도 중국은 해외의 광산 및 에너지기업 인수합병에 적극적이다. 2021년에 이루어진 대표적인 10개의 사례를 살펴보면 리튬부터 우라늄, 셰일오일, 니켈, 금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10개의 사례 중 4개나 아프리카 소재의 자원을 대상으로 하는 M&A였다. 해당 4개의 사례 중 가장 큰 규모는 화유코발트가 짐바브웨 소재의 리튬광에 한 4.2억달러 규모에 투자였다. 그만큼 자원이 공급망 구축을 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방증하는 중국의 행보이다.

2021년 중국의 해외 광산, 에너지 M&A 사례
2021년 중국의 해외 광산, 에너지 M&A 사례

EU의 핵심원자재 원활한 공급 액션플랜

EU는 2011년부터 핵심원자재를 3년마다 지정하여 관리한다. 2022년 기준 EU 핵심원자재는 안티콘, 중정석, 베릴류, 비스무트, 붕산염, 코발트, 점결탄, 형성, 갈륨, 게르마늄, 하프늄, 중/경희토류 원소, 인듐, 마그네슘, 천연흑연, 천연나무, 니오븀, 백금류 금속, 인산염, 인, 스칸듐, 실리콘메탈, 탄탈륨, 텅스텐, 바나듐, 보크사이트, 리튬, 티타늄, 스트론튣이 해당된다. 일반인들에게는 생경한 광물이지만 주요 산업계에서 사용되는 광물로서 EU 차원에서 광업계에 대한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2020년 9월 유럽원자재연합(ERMA)이 설립된 이후 핵심원자재 관리에 체계화된 접근을 취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희귀광물의 가격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 하에 국가별로 신규 광산을 개발하고 대외적인 협력을 꾀한다.

대표적으로 독일은 도이체리튬이라는 회사가 자국 내 리튬 생산을 위해 1.6억유로를 투자했다. 2025년부터 리튬이 생산될 예정이다. 독일 남부 지역에서는 지열발전을 이용하여 탄소 배출이 0인 수산화리퓸 염수를 추출하는 Vulcan Energy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프랑스의 경우 환경부와 산업부가 협력하여 미래산업 투자전략 ‘France 2030’을 추진한다. 금속, 광물 공급망에 대응해 어느 충격에도 산업들이 보다 차질 없이 견고하게 회복할 수 있게 2024년까지 10억유로 규모 투자를 하고자한다. 특히 환경부는 유럽 내 희귀광물 생산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영국도 배터리 스타트업 Britishvolt가 인도네이사 Bakrie와 공급망을 구축하는데 협력해 황산니켈공장을 개발할 예정이다. 핀란드 Keliber 회사도 리튬광산과 농축 리튬 케이컬 공장 등 수산화리튬 생산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다. 포르투갈에서도 Galp Energia와 Northvolt 합작으로 2026년까지 유럽의 최대 규모의 리튬 정제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각 국가별 사례를 살펴보면 리튬과 니켈 등 배터리 공급망 확보에 중점을 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유로존 배터리 관련 자원 분포
유로존 배터리 관련 자원 분포

편중된 금속 사례

중국과 EU의 단편적인 사례를 앞서 살펴봤으나 여타 국가들로의 확장 해석이 가능하다. 지구 상에 있는 자원, 광물은 대부분 편중돼 있다. 공급지가 대체 불가능 할수록, 생산하는데 필수적인 자원일수록, 해당 자원을 소유한 국가의 위상이 중요해진다. 해당 자원소유국을 중심으로 밸류체인이 형성되거나, 해당 국가를 자신들 의 우방국으로 포섭하려는 움직임이 예상된다.

대표적인 희귀광물 4가지를 생산 비중을 찾아봤다. 코발트의 경우 세계 생산량의 과반이 콩고에서 나온다. 호주도 전체 생산량의 20%를 생산하며 그 뒤를 따른다. 리튬의 경우 호주와 칠레가 각각 46%, 24% 생산 비중을 차지한다. 3위 생산국으로는 중국이 자리한다.

세계 코발트, 리튬 생산
세계 코발트, 리튬 생산

흑연의 경우 전체 생산의 70%가 넘는 양이 중국에서 비롯된다. 브라질과 마다가스카 등 중남미와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생산되고 있으나 중국 비중에 비하면 미약한 수준이다. 마지막으로 희토를 살펴봤다. 미중 무역분쟁이 한창일 당시 중국은 희토류를 무기삼아 미국에 대응한 바 있다. 실제로 수치를 확인하면 세계 희토 생산에 52%를 중국이 생산한다. 호주와 미국이 각각 16%, 14% 생산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희토류의 종류는 다양하고, 특정 희토가 어느 제품 생산에 꼭 필수적인 경우가 있다. 이 경우 호주와 미국은 자국에서 희토가 많이 생산 되더라도 중국산 희토가 필요할 수 있다.

세계 흑연, 희토 생산
세계 흑연, 희토 생산

이를 미루어보아 새로운 공급망 체계에서 협상 능력이 우세한 나라는 중국와 호주로 판단된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역내 밸류체인(Regional Value Chain)이 예상되는 한편 호주를 우방국으로 삼고자하는 주요국들의 접근이 예상된다.

실제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자원부국인 호주의 위상이 부상한다. 앞선 언급된 리튬 외에도 철광석, 보크사이트도 세계 생산량 1위를 차지한다. EU는 러시아에 대한 천연가스와 석탄 의존도를 덜기 위해 호주로부터의 자원 수입을 늘리는 추세다.

콩고, 마다가스카와 같은 아프리카 국가나 쿠바, 아르헨티나와 같은 중남미 국가는 희귀광물을 많이 소유하고는 있으나 자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을 형성시키기에는 국력이 아쉽다. 주변국과 함께 역내 밸류체인을 형성하되 필수적인 구성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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