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uly 2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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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망은 재편 중: 슬로벌화(Slobalization), 중산층의 중흥(Restoration), 서비스업의 세계화(Globalization)

슬로벌화(Slobalization)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세계화 현상이 둔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국제 사회에서 국가 간 상호 의존성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세계화까지는 아니나 과거에 세계가 단일한 체계로 수렴하고 있는 현상은 약화되겠다.

세계 GDP 대비 무역
세계 GDP 대비 무역

세계화의 대표적인 척도는 교역량이다. 2020년 기준 세계 GDP 대비 무역은 52% 수준이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61%를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많이 내려온 수치다. 1980년대 중반 이후 세계 교역량은 빠르게 증가했다. GDP 대비 무역량은 1986년 34%에서 2008년까지 22년만에 27%p나 상승했다. 매년 1%p 넘게 오른 것이다. 금융위기 충격을 겪으면서 상승 추세는 탄력을 잃었다. 미-중 무역분쟁과 코로나19로 공급망 재편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과거와 같은 세계 무역량의 가파른 증가 추세로의 복귀는 요원해진다.

소득별로 나누어본 GDP 대비 무역량 변화도 흥미롭다. 1970년대 이후 GDP 대비 무역량이 가장 크게 상승한 집단도 중소득국, 2000년대 중반 피크를 찍고 가장 많이 하락한 집단도 중소득국이다.

소득별 GDP 대비 무역
소득별 GDP 대비 무역

슬로벌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교역량 둔화도 불가피하다. 글로벌 공급망이 일부 자국 공급망(Domestic Value Chain)으로 재편되는 까닭이다. 경제적인 논리보다는 안보가 중요시하게 됐으며 효율성보다는 회복탄력성에 중점을 둔 밸류체인으로 변화하는 모습이다. 미-중 무역분쟁, 코로나바이러스 보건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정학적 긴장이 글로벌 공급망에 연타로 충격을 가했다. 덕분에 국가들은 현행 밸류체인에 취약점을 인지하고 보다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자국 내 혹은 가까이에 제조시설 등을 위치하고자 하는 의지가 높아졌다.

실제로 바이든을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미국의 신규 정책을 펼치면서 Buy American를 제창했다. 2029년까지 미국산 부품 비율을 75%까지 확대하는 등의 세부 액션플랜 등이 포함돼 있다. 산업계와의 소통 강화를 통해 자국의 제조기업을 키우려 한다. 이전에는 해당 부품과 제조시설 등을 외부에서 무역을 통해 충당했다면 보다 자족할 수 있는 국내 제조업을 구축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다.

무역 이전과 자유 무역 이후 수요-공급 곡선
무역 이전과 자유 무역 이후 수요-공급 곡선

슬로벌화 흐름 속에서 무역량이 위축되면 자유무역 시대에서 누렸던 이점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이 부재했을 때와 비교해서 자유무역이 실현되면 가격이 낮아지고 수량이 증가한다. 편의를 위해 위 차트의 기호를 사용하면 소비자잉여가 기존 CS 삼각형 만큼에서 b+d만큼 늘어난다. 대신에 생산자잉여는 기존 PS 삼격형 만큼에서 b만큼 줄어든다. 사회 전체로는 d만큼 이득을 보게 된다.

세계화 현상이 둔화되게 되면 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겠다. 가격은 오르고 균형수량을 줄어들겠다. 소비자는 적은 수량의 제품을 더 비싼 가격에 사게 되므로 소비자 잉여는 감소한다. 줄어든 소비자 잉여의 일부는 생산자잉여 증가분으로 귀속된다. 사회 전체로는 잉여 감소가 불가피하다. 다만 경제적으로 수치화 가능한 잉여를 일부 포기하는 대신에 계량화하기 어려운 안보, 회복성 등의 가치를 얻을 수 있다.

중산층의 중흥(Restoration)

생산자잉여 증가는 국내 고용 창출로 이어지게 된다. 해외의 공장을 국내로 리쇼어링하면서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까닭이다. 실제로 2021년 리쇼어링과 외국인 직접투자로 인해 생성되는 미국 일자리는 약 22만개로 추정된다. 2020년 당시 16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던 점을 고려하면 2년 사이에 일자리 창출력이 38% 늘어난 셈이다.

미국 리쇼어링 기업수 / 리쇼어링발 고용 창출
미국 리쇼어링 기업수 / 리쇼어링발 고용 창출

리쇼어링이 많이 일어난 산업은 화학약품, 컴퓨터전자기기, 의료기기공급 등이 눈에 띈다. 대체로 해외에 생산시설이 위치하게 되면 기술유출이 조심스러운 산업들이다. 고용 창출력을 기업수에 비례하진 않는다. 운송장비업에서 고용 창출이 전체의 27%를 차지한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 분야 중심의 고용 증가가 일어난 덕분이다. 특히 미국 내에서는 오하이오, 애리조나, 테네시 주 중심으로 수혜를 봤다.

리쇼어링이 고용 증가로 이어지면서 중산층 중흥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과거 글로벌화 시대에는 생산시설들이 해외로 가면서 중산층 일자리를 임금이 저렴한 해외 노동자에게 넘겨줘야 했다. 미국의 경우 금융위기 이전까지 20년간 중산층의 가구 수와 소득점유율이 줄어들었다. 소득불균형 악화를 초래했다. 미국 평균 소득 과 중위소득은 증가한 반면 중산층의 규모는 감소했다. 이제는 반대의 입장이 된다. 기업들이 리쇼어링하면서 미국 중산층들은 잃어버렸던 일자리를 일부 되찾을 수 있다.

미국 평균소득과 중위소득 / 미국 중산층 비중
미국 평균소득과 중위소득 / 미국 중산층 비중

서비스업의 세계화

서비스업의 공급망 변화는 재화와 사뭇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업은 세계화가 진전될 것으로 판단한다. 기존의 다국적 서비스기업들의 공급망을 살펴보면 중심이 여러 개인 모습이다. 2005년 당시 영국이 서비스업 공급 중심 역할을 했다. 독일과 미국 등을 영국에 붙은 보다 작은 공급센터였다. 2016년이 되면서 각각 본인 지역 근처에서 더 큰 중심이 됐다.

다국적 서비스 기업 공급 밸류체인
다국적 서비스 기업 공급 밸류체인

제조업은 공급망 흐름이 일방향인 것과 달리 서비스업은 흐름도 쌍방향인 점도 주목할 만한 차이점이다. 실제로 해상운송 등을 통한 실물 움직임이 필요하지 않은 만큼 자연재해나 공급망 충격 영향도 제한적이다. 통관 기준으로 보면 서비스는 세계 수출에 29% 비중만을 차지하지만 부가가치 기준으로는 50%를 육박한다. 서비스업 밸류체인 변화에도 주목하는 배경이다.

세계 수출 대비 서비스 비중 / 수출 부가가치 중 서비스 비중
세계 수출 대비 서비스 비중 / 수출 부가가치 중 서비스 비중

그렇다면 서비스업 밸류체인 변화 방향성은 무엇인가? 지재권 보호와 기술 고도화라고 보여진다. 설계와 소프트웨어, 디자인, 브랜드, 마케팅 등의 서비스 분야 경쟁력의 중요성이 증대될 것이다. 또한 리쇼어링 등으로 포기했던 효율성을 메꾸기 위해 기술은 고도화될 것이다.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을 이용해 첨단화를 시도하겠다. 이를 통해 스마트공장, 생산공정 자동화 등으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는 변화가 예상된다.

이윤 대비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 증가
이윤 대비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 증가

실제로 세부 산업별로 나눠보면 지식집약적으로 변모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00년부터 2016년간 산업 전반적으로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가 늘었다. 특히 혁신 분야로 묶일수 있는 제약의료기기, 기계장비, 컴퓨터전자 산업에서 크게 증가했다. 노동집약적이고 자원집약적인 분야도 예외는 아니었다. 의류업에서는 브랜드 이미지와 상표권 등에 투자가 이에 해당한다. 또한 농업과 광업 등에서도 자동화 기술 등 스마트팜 관련 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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